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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고데모
니고데모는 예수께서 천국복음을 전하실 무렵 유대의 관원으로 있었던 바리새인입니다(요 3:1).

바리새인은 율법, 특히 모세 5경을 철저히 준수하는 율법주의자였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씩 금식기도를 올리고 십일조도 드렸습니다. 신앙과 생활의 일치를 주장하면서 몸소 실천하기까지 하니 이스라엘 민족들은 모두 그들을 신임했습니다. 또한 스스로도 ‘이 정도면 구원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하였습니다.

반면 그리스도께서는 “뱀이라 독사의 자식이라” (마 23:13-35) 이르시며 그들을 저주하셨으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입니까? 겉으로는 하나님의 율법을 열심히 준행한 듯 보였지만 그들은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바로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죄인임을 망각한 교만한 바리새인들은 사람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대적하다가 결국 멸망을 자초하였습니다.

그러나 니고데모만큼은 예수님의 신성을 깨달을 수 있는 영안을 허락 받았습니다. 과연 하나님께서 그의 무엇에 감동하사 ‘특별한 선물’을 허락하셨는지 지금부터 바리새인, 니고데모를 만나봅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예수께 나아간 바리새인

오직 잃어버린 양을 찾고자(눅 19:10) 쉼도 없이 전도의 생을 사신 예수께서는 그날도 많은 사람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설파하신 후 집에 돌아와 계셨습니다. 누군가 예수님의 집 문을 두드려 나가보니 ‘니고데모’가 문 밖에 서있었습니다(요 3:1-2). 낮에는 사람들의 이목이 두려워 차마 예수께 나아오지 못하다가 밤이 되어서야 조용히 찾아 온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간 니고데모는 그 동안 궁금했던 말씀들을 하나하나 여쭤보았습니다. 그 순간 하나님의 말씀을 다 알고 있다고 자부했던 바리새인의 교만함은 오간 데 없고, 겸손한 모습의 니고데모만 존재했습니다. 예수께서는 밤이 늦도록 니고데모의 질문에 정성껏 답해주셨습니다.


사람 되어 오신 그리스도 편에 서다

그 후로도 예수께서는 성전에서든지, 산에서든지 하나님나라 전파하기를 쉬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무리가 많아지는 것을 시기한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의 육신적 측면, 즉 배우지 아니함(요 7:15)과 출신지의 비천함을(요 7:52) 두고 비난하였습니다. 그러나 육신적인 것에 관한 훼방은 진리 앞에서 걸림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무리는 더욱 많아졌고 분을 못이긴 바리새인들은 하인들을 시켜 “예수를 잡아오라” 명했습니다(요 7:32). 얼마 후 예수님을 잡으러 간 하인들 역시 성령 감화를 입고 돌아오자 바리새인들은 “너희도 미혹되었느냐”며 그들을 저주했습니다(요 7:45-47).

그때 성난 바리새인들 속에서 예수님을 변론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니고데모’입니다. 그는 “우리 율법에는 사람을 판결하기 전에 먼저 그 사람의 말을 들어 보거나 또 그 사람이 행한 일을 알아보도록 돼 있지 않느냐?”며 예수님을 두둔하였습니다. 당시 상황을 짐작하건대 니고데모는 용기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은 모이기만 하면 예수님을 잡을 궁리와 진리의 도를 훼방할 계획을 세우곤 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공통의 적을 만들었고 그 적을 옹호하는 자에게는 저주를 퍼부을 만큼 악이 극에 달해있었습니다. 거기다 예수님을 잡으라 보낸 하인들까지 감화되어 돌아오자 장내는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 상황이었습니다. 그 순간에 누군들 예수님의 편에 서서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

성경말씀을 통해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심을 깨달은 니고데모는 자신이 곤경에 처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예수님을 변호하려 나섰던 것입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사람 되어 오신 그리스도’ 편에 서는 일을 더 가치 있게 여겼던 믿음. 과연 깨달은 자의 행실은 남달랐습니다. 니고데모가 나서서 바른 말을 했지만 이미 자신들의 생각에 사로잡힌 바리새인들은 그를 이단으로 치부하며 무시해버렸습니다.


예수님께 마지막 예를 다하다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운명하셨을 때 죽기까지 함께하겠노라 자부했던 제자들은 모두 도망가고 예수님의 시체는 한동안 십자가 위에 달려있었습니다. 그때 니고데모가 가까이 다가가 예수님의 시체를 십자가 위에서 내렸습니다. 백성들의 죄를 담당하시려 단번에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처참한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도한 니고데모는 그때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자신의 죄 때문에 죄 없으신 그리스도께서 그토록 고통을 당하셨다는 생각에 오랫동안 흐느꼈을 것입니다.

니고데모는 유대인의 장례법대로 예수님의 시신을 향유로 깨끗이 씻은 다음 향품과 함께 세마포로 정성껏 싸서 마지막 예를 다하였습니다(요 19:38-40).


교훈과 경계

성경의 지식적인 면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났던 바리새인이었지만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았던 니고데모. 그는 죄인임을 자각하고 겸손한 믿음을 보였기에 그리스도의 신성을 깨달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을 허락 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하나님께 특별한 선물을 받았더라도 진리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찌 깨달을 수 있었겠습니까?

지금 바벨론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분명히 말씀을 듣고 하나님 앞에 나아올 니고데모와 같은 자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비록 성경을 믿지 못하고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요 5:46, 요 15:21) 무리에 속해있더라도 사랑의 마음으로 진리의 도를 전해주셨던 그리스도를 본 받아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으로 전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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