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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깃털
 
들어가는 말
각양각색 날개옷
기후와 환경에 따른...
최첨단 비행복
들어가는 말
베개, 낚싯대, 모자, 만년필, 화살, 골프공. 이 물건들은 모두 ‘이것’을 이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것은 20세기 초 다이아몬드에 비견될 만큼 값나가는 상품이었으며, 지금도 이것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산업이 있다. 무엇일까?
바로 깃털이다.

전 세계 어디든 새가 있는 곳에서라면 구할 수 있는(!) 깃털은 특유의 높은 기능성과 아름다움으로 예로부터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깃털의 진면목은 자연 속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깃털에 대해 알아보자.

각양각색 날개옷
수수한 잿빛 비둘기부터 새하얀 백조, 화려한 공작까지 새들의 생김새는 무척 다양하다. 몸길이가 6센티미터에 불과해 가장 작은 새로 꼽히는 벌새도 종류에 따라 형형색색의 빛깔을 자랑한다. 깃털은 색깔 외에도 새를 구별 짓는 여러 특징을 자아낸다. 부엉이는 머리 양쪽에 달린 깃털 뭉치가 마치 쫑긋한 귀처럼 보인다. 홍관조는 깃털로 된 붉은 볏이 있고, 극락조는 고운 깃을 길게 늘어뜨려 이름 그대로 ‘천국의 새’라 불린다.

이처럼 조류 고유의 특징으로써 구경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깃털은 중앙의 깃축과 그 양옆의 깃판으로 구성된다. 깃털은 원통 모양으로 돌돌 말린 채 끄트머리부터 모낭에서 돋기 시작하다가, 깃가지가 쫙 펴지면서 깃판을 이룬다. 깃털의 주재료는 우리에게 머리카락의 구성성분으로 익숙한 케라틴이다. 단백질의 한 종류인 케라틴은 유연하고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좋아, 하늘을 날거나 물속을 오가는 새의 외피를 이루기에 안성맞춤이다. 색과 무늬는 주로 카로티노이드나 멜라닌 같은 색소에 의해 결정된다. 깃털 내부의 미세한 구조가 어떤 빛을 반사하느냐에 따라 색깔이 달리 보이기도 한다.

깃털은 단지 미적인 기능만 하지 않는다. 밋밋하면 밋밋한 대로 보호색이 되고, 화려하면 화려한 대로 포식자를 교란해 쫓는 역할을 한다. 깃털의 뚜렷한 색과 무늬는 새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또한 깃털은 크게 겉깃털과 그 아래의 솜깃털, 날개깃, 꽁지깃으로 나뉘어 부위 별로 알맞게 기능한다.

새들은 소중한 날개옷과 다름없는 깃털을 매일같이 정성껏 고르고 다듬는다. 부리와 발로 머리부터 꼬리까지 꼼꼼히 청소하는 것은 물론, 박테리아나 이의 번식을 막기 위해 날개를 펴 일광욕하고 물이나 흙모래로 목욕도 한다. 왜가리 등 일부 새는 몸에 난 ‘가루솜털깃’을 뭉갠 가루를 몸 곳곳에 발라서 깃털 건강을 유지한다.

공들여 관리해도 깃털은 닳기에 매년 적어도 한 번씩 ‘깃갈이’가 일어난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보통 번식기에는 다채로운 깃털이, 겨울철에는 무난한 깃털이 난다. 이 변화는 워낙 서서히 이루어져 하늘을 나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다만 기러기나 오리 등 일부 새들은 깃털이 한꺼번에 빠지는데, 이때는 새로운 깃털이 완전히 돋을 때까지 수 주간을 외딴곳에 몸을 숨긴다.

기후와 환경에 따른 맞춤옷
겨울이면 사람들은 너도나도 두툼한 겉옷을 꺼내 입는다. 그중 거위나 오리의 솜털을 채운 패딩 점퍼를 빼놓을 수 없다. 깃털은 가벼우면서도 보온력이 탁월해 방한 의류의 충전재로 인기가 높다.

추운 지역의 새들은 이처럼 뛰어난 기능을 갖춘 ‘천연 점퍼’를 입고 살아간다. 새의 깃털 수는 평균 2~4천 개인데, 백조는 압도적으로 많은 2만 5천여 개의 깃털을 지녔다. 그중 목에만 약 2만 개의 솜깃털이 집중돼 있어 길고 가느다란 목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한다. 몸무게가 5그램을 겨우 넘길 정도로 작은 상모솔새는 혹한이 몰아치는 북부지방에 산다. 작은 몸으로 어떻게 추위를 견디려나 싶지만 공기를 품은 솜깃털 덕분에 끄떡없다. 깃털 안팎의 온도가 78도나 차이 날만큼 체온이 잘 유지되기 때문이다.

깃털은 연약한 알과 새끼들을 보호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인다. 알이 무사히 부화하려면 적정한 온도로 품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새들은 둥지를 만들 때 주변에서 깃털을 주워서 내부에 깐다. 오리나 거위, 수리부엉이 등 일부는 자신의 솜깃털을 직접 뽑아서 이용하기도 한다. 보드랍고 포근한 ‘깃털 둥지’는 어린 새를 따뜻하게 품고 기생충으로부터도 지켜준다.

새는 척추동물 중 기초대사율이 가장 높고 근육을 격하게 움직이는 일이 잦아 체온이 항상 높다. 따뜻한 깃털이 더운 지역 새들에게는 갑갑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런 경우 깃털은 햇볕의 열기를 차단하고 열전도를 늦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두운색 깃털은 빛과 열을 흡수했다가 피부에 닿기 전에 효과적으로 발산한다. 새들은 깃털을 헝클어뜨려 바람이 통하게 하거나, 부리와 다리로 열을 내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체온을 낮춘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단열재라도 물에 젖으면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렵다. 다행히 새의 깃털은 방수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는 깃털 고유의 구조 때문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겉깃털의 깃가지가 워낙 촘촘히 맞물린 데다 깃털 층 자체가 빈틈없이 빽빽해 물방울이 스며들지 않고 표면에 맺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통상 물새들은 육지에 사는 새보다 더 많은 깃털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새들 대부분은 꽁지 근처에 ‘꼬리샘’이 있는데, 여기서 나오는 기름을 깃털에 바르면 방수성이 생긴다.

반대로 사막꿩의 가슴 깃털은 수세미처럼 성긴 나선형이라 물을 머금을 수 있다. 사막꿩은 이를 활용해 연못에서 깃털에 물을 적신 뒤 둥지로 날아가 알들을 식히거나 새끼들에게 먹인다. 가마우지도 깃털 가장자리를 젖게 해 부력을 줄여서 잠수한다.

최첨단 비행복
오래전부터 하늘 날기를 꿈꾼 인류는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을 동경해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한 많은 과학자가 새의 날개를 관찰했으며, 이를 모방해 발명을 거듭한 끝에 오늘날의 비행기가 탄생했다.

간접적으로나마 인간도 하늘을 날게 되었지만 여전히 새의 비행 능력은 경이의 대상이다. 새는 기온, 기압, 풍속 등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요소들 을 가뿐히 통제한다. 또 그만큼 효율적으로 날 수 있다. 엔지니어들은 비행기의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금도 새의 비행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새가 갖춘 놀라운 비행 능력에는 역시 깃털의 공이 크다. 새는 날개와 꽁지 부분이 전부 깃털로 이루어져 있다시피 해서 몸통 말단에 실리는 무게가 무척 가볍다. 이 깃털들은 개별적으로 움직이며 그 자체로 보조 날개처럼 기능한다. 깃털의 밑동 주변에는 작고 가느다란 ‘털깃’이 있는데, 깃털의 움직임을 감지해 새가 주변 기류와 양력, 항력 등을 느끼게 한다. 새는 이를 바탕으로 깃털을 미세하게 조정해 속도와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꾼다.

비행기가 지나갈 때는 그만한 소음이 발생한다. 날아가는 새도 마찬가지다. 새들은 보통 시속 40킬로미터 정도로 날며 100데시벨 수준의 소음을 겪는다. 이는 열차가 철로를 지날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한 강도다. 하지만 새들은 머리에 귓구멍을 덮는 특수한 깃털이 있어 청력을 보호받는다. 또 우둘투둘한 깃털 표면은 공기의 저항을 감소시키고 비행 시 소음을 줄인다. 특히 올빼미의 날개깃은 가장자리가 텁수룩하고 부드러워, 날 때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다. 대신 올빼미는 비행 속도가 시속 20킬로미터 정도로 그다지 빠르지 않다.

이렇게 비행에서 여러모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깃털은 가볍지만 강하다. 깃대와 깃가지가 섬유질로 이어져 쉽게 부러지지 않으며 충격도 잘 흡수한다. 시속 48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날며 사냥을 위해 거침없이 곡예비행을 하는 매를 떠올려 보자. 매는 900미터 상공에서 급강하하다 급선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 매의 몸에는 무려 27G의 중력이 가해진다고 한다. 초음속 전투기가 선회할 때 받는 중력가속도가 9G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다. 서로 단단히 맞물려 매끄럽고 뻣뻣한 매의 깃털은 이 엄청난 가속도를 견딘다.

깃털을 어둡게 물들이는 색소인 멜라닌은 깃털을 더욱 튼튼하게 만든다. 갈매기 등 대다수 새의 날개 끄트머리가 어두운색을 띠는 이유도, 비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깃털 끝부분의 마모를 막기 위해 멜라닌 색소가 다량 분포하고 있어서다.

흔히 날개는 자유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날개를 활짝 펴고 창공을 유유히 날아다니는 새들의 모습을 보면 어떤 것에도 구속받지 않은 듯하다. 더불어 날개는 포근함의 상징이다. 바깥세상을 경험하지 못한 새끼들에게 어미 새의 날개 아래보다 따듯한 안식처는 없을 것이다.

새들이 누리는 이런 자유와 포근함이 모두 깃털에서 비롯되었음을 생각하면 깃털의 대단함에 새삼 놀라게 된다. 새의 몸을 공중에 띄울 만큼 가벼우면서도, 어떤 비바람도 막아낼 만큼 튼튼한 깃털! 가히 새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라 할 만하다.

1 G: G-Force, 중력가속도 혹은 이로 인해 물체에 작용되는 힘.

[참고]
브리타 테큰트럽, 『새와 깃털』, 원지인 역, 보물창고, 2020.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 『새의 언어』, 김율희 역, 윌북, 2021.
소어 핸슨, 『깃털 : 가장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 하윤숙 역, 에이도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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